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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문서] 진산의 와우 공격대 이야기 (WOW) 16-24편 - 펌금지입니다. 게임 이야기

진산님과 연락해서 이 글을 여기에 공개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습니다.
단, 다른 곳에 퍼가는 것은 절대 불가 라고 하십니다.
좋은 글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12월 좋은 리더가 되는 길 - WoW 의 공격대 이야기 이라는 글을 올렸었습니다.
옛날 블로그를 정리하다가 원문 링크를 열어보니 없어졌더군요.
이 분 덕분에 웹 아카이브에 자료가 꽤 많이 정리되어 있다는 걸 발견했지만
이게 언제 없어질지 몰라서 제 블로그에 옮겨 놓습니다.
저작권 부분이 걱정되는데 문제가 될 경우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퍼온글은 inven 게시판에 있던 내용입니다.

본문중에서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
방어특성의 전사는 다르다. 그들이 해야할 일에는 한계가 없다. 타 클래스에게 부여되는 '운명'의 한계를 결정짓는 것이 바로 그들의 역할이다. 그들이 확보한 어그로 만큼, 나머지 클래스의 한계는 확장된다. 그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오직 그들 자신의 어그로 확보 능력과 생존 능력 뿐이다. 한계는 그들 안에만 있다. 그리고 그들이 바로 타인의 한계를 만든다. 이것이, 바로 방어특성의 전사를 던전 내의 리더로 만드는 힘이다. 그들이 꽂아둔 어그로의 깃발이, 파티원이 마음껏 달려갈 수 있는 한계선이 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그 얼마나 비현실적인 존재인가? 타인을 위해서 대신 맞아준다. 타인을 위해서 몹의 모든 미움을 독차지한다. 오직 그것만이 그들의 존재이유인 방어특성의 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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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불안한 투톱 체제 출발!

일단앞회에서 전사 숫자에 오류가 있어 수정
메인탱커/서브탱커 + 전사 ABCDE 총 일곱명이었다.


메인/서브 탱커를 제외한 나머지 전사진 중 까칠전사A, 그에 못지 않게 까칠하며 타공대에서 경험이 많았던 B, 족쇄도 먹었건만 무분이었던 C, 들어온지 얼마 안된 D가 모두 소거되고마지막으로 남은 전사 E화심 공략시에 주로 3,4파 전사를 맡았던아주 조용한 사람이었다. (전편의 마지막 장면~!)

한숨을 내쉬다 문득 보니 아직도 파티창에 한 명이 더 남아있는 것을 보고나는 궁금해졌다

저 사람은 왜 안나가고 있을까
??? -_-a

추측 : 나갈 타이밍을 못잡았구나 (...)
=> 사실 답도 내릴 수 없고 책임도 질 수 없는 이런 회의자리에서는 분위기 파악을 잘 해서 빨리 나가는 것이 상수다 -_-;;회의 내내 별 발언도 하지 않았으면서 여직껏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사 E를 보며 나는 그의 인상에 대한 메모를 하나 포스트잇 했다.

처세술제로처세술제로처세술제로처세술제로처세술제로처세술제로처세술제로



그런데셋만 남게 되자 공대장이 뜻밖의 발언을 하는 것이었다

상처사실 XXX(전사E)님이 메인탱커 맡아주셨으면 좋겠는데요.
끄어억! (물론 속으로만)


전사E가 무슨 답변을 하기 전 몇초간 나의 머리속에는 이런 생각들이 떠올랐다.

아니이게무슨소리야저시댁에신행온새색시처럼수줍은사람이무슨메인탱커야아니물론아무도안맡는다면할수도있겠지만그래도상처님저말은애초에저분을염두에두고있었다는것처럼들리잖아대체무슨장점이있길래암만봐도너무조용하고소극적인성격인데가뜩이나유들유들한공대장한테한참익숙해져있던공대원들이어떻게저수줍은메인탱커말을듣겠어원래생각하고있었다는건암만해도뻥이고지금마지막까지남아있으니까할수없이강권하는거지그렇지그래그게맞을거야그나저나저성격이면절대로네할게요라고나서지못할텐데어떻게나오나두고볼까
?

초조하고 긴 침묵 뒤에 전사 E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전사E: ....... ?


내 마음속은 그저 OTLOTLOTLOTLOTL ... (넹이라니 넹이라니 넹이라니....)
이하는저 형광등(..) 같은 반문 뒤에 이어진 전사 E의 발언을 가능한 기억대로 말투줄바꿈까지 살려서 재생해본 것이다.사이사이줄의 괄호 안은 물론 당시 내 마음의 부르짖음.

전사 E 당시 발언 재생록 (길어서 -_-; 접음. 보시려면 클릭!)

전사E: 



..... 
이리하여재능 넘치는 메인탱커의 자리는 유달리 줄 바꿈이 심하고 말끝마다 욧을 부치는자신감이나 처세술과는 거리가 한 3만 광년쯤 떨어져 보이는 한 전사에게 넘어갔다.

그리고상처님이 지고 있던 또 한 가지의 짐공대장의 역할은 내가 지기로 했다녹파템 두르고 화산심장부에 들어선 초보 성기사부활조에서 포인트 관리자로그리고 마침내 공대장으로 눈부신 출세가도 (--)를 달리게 된 것이다


지금에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만약 이날 선출된 차기 메인탱커가 전사E보다 좀 더 자신감 넘치고의욕적인 타입이었다면나는 여전히 포인트 관리 정도만 하면서 한 발 물러나 있었을 것이다나는 관찰하고지켜보고평가하는 일을 더 좋아하지 깃발을 흔들고전진을 호령하고사람들을 격려하는 일에는 취미가 없다


하지만 보다시피대단히 공대원을 능숙하게 장악하고 있던 2대 공대장겸 메인탱커의 후임 한 축으로 새색시같은 (_-_) 전사가 들어가게 되었으니탱킹과 리딩 준비만 해도 정신이 없을 텐데 공대 운영에 관련된 짐까지 맡길 수는 없었다그래서 눈치만 보고 있던 공대장 직을 그 상황에서 수락했다
.

회의는 그러고도 끝나지 않았다당장 내일 오닉시아로 시작해서 화심까지 레이드가 있다그런데 막 임명된 차기 메인탱커는 화심 길도 잘 모른다. --;; 갓 태어난 따끈따끈한 신임 공대장그리고 신임 메인탱커는 머리를 붙잡고 낑낑거렸다.

이런 비상사태를 맞이하여 내일 하루 레이드를 쉬는게 어떨까그래서 조금이라도 메인탱커가 화심 준비를 할 수 있게 여유를 주고 다음주부터 시작하는건 어떨까하지만 그 얼마전 추석 연휴로 인해 레이드를 쉬었던 탓이라 다시 또 휴지기를 갖는 것은 위험하기도 했다더구나 공대 중심축의 부재로 인한 휴식이라면 공대원들에게 심리적 위기감을 줄지도 모른다.아니아니다그렇지만 그대로 밀고 갔다가 처참하게 실패하면 공대원들이 더 위기를 '몸으로느끼게 될 수도 있다우리는 유능한 메인탱커를 잃었다는 현실을앞으로 처음부터 제자리 걸음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현실을.



쉬어야할까아니면 그대로 강행해야할까신임 메인탱커도 주춤거렸고나 역시 주춤거렸다한참을 그렇게 갈등하다가,어느 순간 내 마음 속에는 이런 답이 떠올랐다.

어차피 겪어야할 시련이라면 한주 앞당겨서 겪자그 시련 때문에 공대를 떠날 사람들이라면 차라리 일찍 떠나게 하자그리고 재정비하자재정비에 실패한다면 포기하면 된다그러나 성공한다면그때부터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 거다메인탱커의 역량 역시 마찬가지다하루 준비하는 것과 3일 준비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다어쩌면 벼락치기가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나는 신임 메인탱커에게 물었다내일까지 준비할 수 있겠느냐고.
그러자위에 재생했던 바 대로 -_-:; 비슷한 대답이 나왔다
 (...)

제가욧/잘할수/있을지는/모르겠지만욧/어쨌든욧/공략집/찾아보고/열심히/준비//볼게욧/

헉헉.. 네 감사합니다그럼 예정대로 내일 레이드 정상 진행할게욧. (악 옮았다아아 -_)

자신의 개인사정 때문에 공대에 큰 공백을 만들게 된 미안함그리고 메인탱커겸 공대장으로서 라그나로스를 쓰러뜨리는 한 고비를 완성하지 못하고 떠나게 된 아쉬움으로 착잡하게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신임 투톱의 회의 과정을 지켜보던 전임 공대장 역시 그 결정에 지지를 보내주었다


상처일단 들이대면 다 답이 나올 거에요너무 걱정하지 마시구요미안해요.


우리 공대는 낮에 레이드를 뛰는 낮공대지만역사는 밤에 이루어졌다당장 오닉시아와 화산심장부 공략을 하루 앞둔 그날 밤공대는 공대원들중 대다수가 모르는 상태로 제 3대 공대장과 2대 메인탱커를 맞이하게 되었다

서툴고수줍고얌전하고숫기 없는그래서 호감은 살 수 있을지언정과연 40명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강력한 중심체가 될 수 있을까 자못 의심스럽기만 한 신임 메인탱커
.

게으르고놀기 좋아하고귀찮은 일은 딱 질색이고뒤에서 헤헤헤 웃으면서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을 몹시 바라며마님(...)의 본색을 숨긴 채 '멀쩡한 게이머'인 척 하고 있던 신임 공대장
.

몹시 불안한 투톱 체제의 서막이었다
.

이 시점에서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이 불안하기만 한 두 기둥이 그렇게 오랜 시간 한 공대를 지킬 수 있었을 줄은
.

인수인계를 받은 바로 다음날

그 처참했던 투톱 체제의 레이드 첫날을 생각해보면더욱 그러하다.

부록: 이제는 말할  있다 - 전사 E 끝까지 남아 있었던 이유 (클릭!)

 

오랜 세월이 흘러전사 E였던 '그분'께서는 (...) 회의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남아 있었던 속사정을 살그머니 털어놓으셨다.하도 창피해서 (...) 꼭 비밀로 붙여달라는 당부와 함께하지만 내가 누군데그런 비밀은 절대 안 지켜준다. (...)

이제야 밝히는 전사 E, 그가 남아 있었던 이유는... 메인탱커를 맡고 싶어서 눈치보느라고 -----가 아니고
. -_-;;

당시 게임방에서 게임 중이었는데 지갑을 깜빡 잊고 안 가져와서 친구가 돈 갖고 오기를 기다리느라고 나갈 수가 없었다는
...

너무나 처절한 -_-;;; 사유였다


역사는 필연뿐 아니라 우연에 의해서도 지배된다. -_-;;

 

17. 별전 - 전사여나의 깃발나의 방패여.

취임 첫날의 악몽 같은 실패담으로 넘어가기 전에와우에서 전사라는 클래스에 대해 내가 느끼는 감상을 좀 적어보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나는 전사라는 클래스를 이유불문문답무용으로 사랑한다내가 플레이하는 성기사라는 클래스보다도 더하지만 이 사랑은 편협한 사랑이다
.
첫째내가 플레이할 클래스로서 전사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나는 전사의 등을 항상 바라봐야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서만 전사 클래스를 좋아한다

둘째나의 전사 사랑은 어디까지나방어특성 전사에 한정되어 있다강력한 데미지의 무기 전사도빗발처럼 공격을 퍼붓는 분노 전사도 아니다깃발전에 약하고대인전에서는 아무 쓸모도 없다고까지 칭해지는한 손에 검 한 손에 방패를 든 방어특성의 전사가 내 편애의 대상이다.

왜냐하면 와우에 존재하는 모든 클래스 중에 오직 방어특성의 전사 클래스만이 그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플레이어'의 성격이나 버릇과 무관하게나에게 한계가 없는 비장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물론 알고 있다어그로 한계까지 최고의 데미지를 퍼붓고 그림자처럼 사라지는 도적의 멋이라든가한 장 얇은 천옷을 걸친 채 위험천만한 광역마법을 눈부시게 쏟아붓는 마법사 클래스 등등도 그 나름의 '이야기'를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하지만 여전히 내게는 다른 모든 클래스의 '이야기'와 다른 '방어특성전사만의 이야기가 보인다다른 모든 클래스는, (물론 PVE라는 상황에 국한된 것이다한계 안에서의 줄타기를 한다그 한계를 결정짓는 것은 바로 '어그로라는 것이다. '어그로' PVE 전에서 와우의 캐릭터들에게 운명이며천수이며한계다.

데미지를 주되몹이 전사를 팽개치고 자신을 돌아볼 만큼 데미지를 줘서는 안된다

치유를 하되몹이 전사를 팽개치고 자신을 돌아볼 만큼 치유를 해서는 안된다
.
말하자면 와우에 존재하는 모든 클래스는 어그로라는 한계 안에서 자신의 능력을 조절해야만 하는 운명을 갖고 있다물론정해진 한계 안에서 움직이는 그 아슬아슬함 역시 매력적이기는 하다이건 어쩌면 인생을 현명하게 살고자 하는 이들이 배워야할 덕목일지도 모르겠다
.

그러나방어특성의 전사는 다르다그들이 해야할 일에는 한계가 없다. 타 클래스에게 부여되는 '운명'의 한계를 결정짓는 것이 바로 그들의 역할이다그들이 확보한 어그로 만큼나머지 클래스의 한계는 확장된다이런 존재는현실에는 거의 없다우리는 모두 한계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그걸 넘어서는 오버파워를 내는 즉시 백래쉬에 두들겨 맞아 쓰러지고 만다.이것이 현실이고이것이 인생이다
.

전사는 그렇지 않다그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오직 그들 자신의 어그로 확보 능력과 생존 능력 뿐이다한계는 그들 안에만 있다그리고 그들이 바로 타인의 한계를 만든다이것이바로 방어특성의 전사를 던전 내의 리더로 만드는 힘이다그들이 꽂아둔 어그로의 깃발이파티원이 마음껏 달려갈 수 있는 한계선이 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라그 얼마나 비현실적인 존재인가타인을 위해서 대신 맞아준다타인을 위해서 몹의 모든 미움을 독차지한다.오직 그것만이 그들의 존재이유인 방어특성의 전사들과장이지만나는 이 역할에서 대속자로서의 예수와 프레이저의 황금가지에 나오는 '숲의 왕'을 느낀다이 혼탁한 세상에서는 한없이 어리석기만 한 '대신 맞아주는 자'의 역할아무도 맡지 않으려고 하는 그 역할에 감상적인 편애를 느끼는 것이다현실에는 '거의없는 것이기에.

아직 레이드를 뛰기 전나락 인던에 갔다가 이런 경험을 했다투기장 코스를 지나던 중에 사제가 실수로 아래로 떨어져,불의 정령 인센디우스 앞의 정령 파수병들에게 두들겨 맞고 죽었다그 아래로 뛰어내려가면 원래 가려고 했던 코스와는 다른 길로 접어들게 되기 때문에나는 위에서 부활 시야를 잡고 사제를 부활해 위로 끌어올리려고 시도했다그렇게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다가 그만 나까지도 떨어지고 말았다떨어지는 순간 두 마리의 정령에게 두들겨 맞기 시작했다.아무리 잘 버티는 성기사라고 해도이 순간에는 죽음이 곧 눈앞에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때위에서 두 말없이 뛰어내리는 전사를 보았다. 나를 거의 다 죽여가던 불의 정령들은 곧바로 전사에게 돌아섰고그 뒤를 따라 나머지 파티원들도 뛰어내렸다

물론실질적으로 이것은 게임적 판단에 근거한 '가벼운선택이다힐러 두명이 아래로 떨어졌으니 이미 원래의 코스로는 갈 수 없는 상황이다리더인 전사가 아래로 투신을 한 것은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된 상황에서 파티원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코스를 변경해서라도 던전을 완료하기 위한 냉정한 판단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그럼에도 불구하고. ^^
그런 순간에투신을 결정하고자신부터 뛰어내려나머지 파티원들에게 가야할 곳이 저기라고 몸으로 알려줄 수 있는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깃발과 방패가 될 수 있는 클래스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마치 영화의 한장면처럼동료를 버릴 수 없기에 죽음을 각오하고 위험한 지역으로 투신하는 '그림'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 클래스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

물론 무분 특성의 전사도 저런 역할은 할 수 있다. ^^ 하지만 자신의 모든 가능성을 오직 탱커로서의 능력에 쏟아부어 그외의 방면에서는 일절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레이드 전용의 방특 전사들은 각별한 사랑을 받아 마땅하다그들은 오직그일만을 위해 만들어진 사람들이니까


전사가 가장 빛나는 그림은오닉시아 공략에서 나온다고 나는 생각한다오닉시아보다 훨씬 어려운 네임드들이 많지만,앵글 상 이렇게 메인탱커와 나머지 공대원의 관계를 한 장의 그림으로 훌륭하게 설명해주는 장소는 없다.

용의 이빨처럼 생긴 문 안으로 들어가면 나타나는열기가 이글거리는 좁은 동굴 통로
파수병들을 처리하고 들어가면오닉시아는 그녀 홀로 외딴 레어에 웅크리고 있다

오닉시아 앞의 통로는 좁다

거기서 공대원들은 대기하고

시작 사인을 내보냄과 동시에 메인탱커는 누구보다도 먼저

피의 분노를 울부짖으며 탁트인 드넓은 동굴 안쪽을 향해 달려나간다

전사가 달려나가는 그 앞에는 거대한 용이 웅크리고 있다가

먹이를 찾아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괜찮게 되었구나라고 외치며
 
앞발보다도 작은 전사를 후려치기 위해 마중 나온다

단 한 명의 힘으로는 결코 쓰러뜨릴 수 없는 거대한 존재를 향해
 
곧바로 달려가는 전사의 뒷모습을

뒤따라가는 39명의 공대원들은 보게 되는 것이다.

오닉시아를 수백번은 더 잡아본 것 같은 지금도나는 한 사람의 전사가 얼마나 든든한가그와 공대원의 관계가 얼마나 튼튼한가를 가늠하는 시금석으로 <오닉시아를 향해 달려갈때 얼마나 등짝이 튼튼해 보이는가> (...) 를 꼽는다망토를 펄럭이며 달려가는 그 뒷모습을 편협하게 사랑하면서모든 클래스모든 특성 중에 가장 희생적인 그 이미지에 비현실적인 낭만을 느끼면서.

그러니오늘도 아제로스의 무수한 중생들을 위하여 대신 맞아주는깃발전에 약한 방어특성 전사 여러분힘내십시오


그리고
...

망토는 꼭 룩이 괜찮은 거로 걸치시고가능한 망토 보이기 옵션을 켜고 다녀주세요
. >_</ (...)
여러분의 등짝을 보는 것만이 게임의 낙인 변태 성기사가 하나 여기 있습니 (.. 에베베
)

어험,어험


그리하여이제는
.
우리 공대의 깃발이자 방패가 되신 전사E님의 첫번째 오닉시아 탱킹 레이드에 대한 이야기를 쓸 차례다처세술 제로의 그 전사는오닉시아를 향해 달려갈 때 뒷모습이 어땠을까? ^^

 

18. 오닉시아전의 ABC

불안한 투톱 체제가 출발한 16편의 마지막 장면으로부터잠깐 시간을 건너뛰어보자
 9개월 후초여름의 어느 날이다.



이곳은 테라모어 근처의 늪지대용의 아가리처럼 빽빽한 이빨 모양의 종유석이 아래위로 자란 특이한 동굴 입구에 수십명의 모험가들이 우글우글 모여 있다동굴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열쇠인 비룡불꽃 아뮬렛을 제대로 챙겨왔는지 점검하고마법사에게 마나와 생명력을 채울 물과 빵을 건네받고버프 마법을 서로에게 걸어주느라고 분주한 그들은오닉시아를 잡기 위해 임시로 모인 용병들 - 일명 막공대

그리핀이나 히포그리프를 타고혹은 흑마법사의 소환을 받아 전원이 동굴 앞에 집결한 뒤그들은 전투 전 서로의 장비를 엿보고 감탄하거나 자랑스러워하고오늘 얻고 싶은 용의 보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그러던 어느 순간,이 막공대를 모은 공대장이 입을 연다잡담이 잠시 가라앉는다


공대장은 혹시 오닉시아를 처음 잡아보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본다대부분의 모험가들은 검은용군단의 삐뚤어진 소녀 드래곤 따위는 수십번도 더 잡아봤다는 듯이 긴장조차 하지 않지만그중 몇명은 쭈볏쭈볏 손을 든다처음인데요. 공대장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솔직하게 초보임을 밝힌 사람들의 숫자를 확인하고 파티를 재조정한 후그날의 메인탱커 역할을 맡게 될 1파 전사에게 마이크를 넘긴다
메인탱커 맡아주실 XXX오닉시아 전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 부탁드립니다.

이제잠깐이지만 여기 모인 수십명을 인솔할 책임을 진 전사가 입을 연다그의 브리핑은 항상이런 말로 시작된다.

"
잠시 공대창 쓸게욧오닉시아는 도발이 통하지 않는 독특한 메커니즘을 가진 네임드 드래곤으로서공대원 여러분께서는 어그로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주셔야 해요."

*잠깐 와우상식도발전사 클래스의 스킬로 다른 타겟을 공격하는 몹에게 이 스킬을 쓰면 몇초간 몹은 강제적으로 전사를 돌아보게 되어 있다몇몇 네임드들은 이 도발에 걸리지 않는 도발 면역 속성을 갖고 있다이런 네임드를 공략할 때는 어그로를 순간 놓쳤을때 되돌리기가 굉장히 난감하다따라서 전 공대원의 어그로 조절 능력이 상당히 중요시된다오닉시아도 이런 네임드에 속한다.



그의 브리핑은 계속해서오닉시아전의 3단계를 설명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오닉시아는 총체력을 약 삼등분한 시점에 따라 총 3단계의 전술을 쓰는 드래곤이다 1단계는 진입부터 2단계까지로이때의 공략은 별 특이한 점이 없다메인탱커가 초반 어그로를 잡고딜러는 그 어그로 범위 안에서 천천히 오닉시아의 체력을 갉는다.

2
단계로 접어들면 오닉시아는 비행을 시작한다. 1단계에서 쌓은 메인탱커의 어그로는 여기서 무효가 된다오닉시아는 누구라도 공격할 수 있는 위험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게다가 문제는 이때 오닉시아에게 약간이라도 고개가 한 곳에 머물 여유를 주면 곧바로 매우 피해가 큰 오닉시아의 딥 브레스를 큰 범위에 걸쳐 뿜어낸다는 것이다또한 주기적으로 오닉시아의 동굴 양쪽 통로에 용의 알들이 깨어나 새끼용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는 위험도 있다이때는 새끼용 전담 두 파티 정도가 지속적으로 새끼용을 광역 마법 처리해서 없애주어야 한다공격이 여의치 않은 공중의 오닉시아에게는 디버프 마법을 최대한 걸어 체력을 좀 더 떨어뜨려야 한다. 2단계때의 피해가 가장 많다디버프 마법이 끊기면 오닉시아는 특정한 타겟특정한 장소를 몇초 이상 바라보게 되고그러면 '오닉시아가 깊은 숨을 들이마십니다라는 메시지 직후 무시무시한 데미지의 딥 브레스를 뿜어낸다


3
단계로 접어들면 오닉시아가 다시 착지한다이때부터는 광역 공포 마법을 울부짖는다공포에 걸리면 와우의 캐릭터는 행동조정력을 잃고 우왕좌왕하게 된다탱커가 공포에 걸리면 어그로를 놓치게 된다이때 다른 클래스에게 오닉시아가 공격을 하면연약한 클래스의 경우 거의 즉사로 이어진다. 3단계가 시작될 때 메인탱커의 역할은 착지하는 순간 최대한 빨리 오닉시아의 어그로를 끌어 가장 안정적인 위치로 데리고 와서 광역 피해를 최소화 시키고 마지막 데미지 딜을 퍼부을 터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
이상 설명 마쳤구요궁금한 점 있으시면 질문해주세요."
질문은 없다아는 자는 물을 것이 없고모르는 자 역시 뭘 질문해야할지는 모른다전사는 ^^ 웃고출발을 지시한다.
"
그럼 시작할게요풀러님수호병 풀 고고."

이렇게와우의 세계에서 하루에도 수차례 이루어지는 '평범한오닉시아 공략이 시작된다서로 알지도 못하는 막공대로도, 40명도 아닌 20명으로도 한 잔의 물을 마시듯이 쉽게 해치울 수 있게 된 오닉시아설령 그 브리핑을 다 이해하지 못한 초보가 몇명 끼어있다 하더라도 별 상관없이 잡게 된 오닉시아파티 모으는데 30공략에 15분이 걸리는에픽 아이템 창고 오닉시아

그날도이 전사는 오다가다 만난 20여명의 공대원들을 이끌고 오닉시아에 도전하여, 2단계에서 장비가 딸리거나 생존력이 떨어지는 공대원 절반을 잃고 10명만의 생존자로 3단계를 돌파해서 '무난하게오닉시아를 잡아낸다어떤 상황에서든지심지어 2단계에서 대다수의 공대원이 사망해 3단계에 약 한 파티, 5~6명의 생존자만 남아 있어도 오닉시아를 잡는 것이 가능해질 정도로 오닉 전에 단련이 된 것이다물론 이 전사만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와우의 모든 서버에서오닉시아는 이렇게 쉽게무난하게어렵지 않게 잡혀나가고 있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약 9개월전으로 돌아가보자
그날이 전사는 막 한 정규공대의 메인탱커가 되어
 
처음으로 경험하는 오닉시아전을 위해
 
동일한 장소용의 이빨처럼 생긴 동굴 앞에 서서
 
초조하게 출발을 기다리며
 
공략법을 마음속으로 되뇌이던 전사 E였다.

19. 칠전팔기

2
대 공대장겸 메인탱커의 부재를 그 다음날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된 대다수의 공대원들을 이끌고전사 E는 오닉시아전을 시작했다수호병을 처치하고 오닉시아 앞에 도착했다버프 리필 시간을 갖고...

전사 E: 시작할게욧


달려갔다공대원들은 불안한 마음으로위태한 그의 뒤를 따라 동굴 안으로 뛰어들었다그리고 몇분 후공대는 전멸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상황이었다물론 어느 정도 익숙해진 오닉전이긴 하지만 메인탱커가 교체되었기 때문에 뭔가 호흡이 안 맞는 부분이 있었다다들이 첫번째 전멸은 예상을 한 듯이 그다지 좌절하지는 않았다오닉시아 동굴에서 다소 떨어진 습지대의 무덤으로부터 전 공대원이 우르르 유령으로 다시 달려와 입구에서 부활하고 물빵 먹고버프 다시 걸고
..

전사 E: 다시갈게욧


공대는 다시 달렸고또 전멸했다아하하 ^^ 그래그래익숙해지려면 좀 시간이 필요하지. ... 다시 달렸다.

전사 E: 다시갈게욧


탱커가 오닉을 버텨내지를 못했다어째서일까장비 차이일까그럴 지도 모른다당시 공대는 초기 상태였기 때문에공대의 자산으로 지원 가능한 화염저항 장비는 대부분 이전의 메인탱커와 서브탱커에게 많이 집중된 상태였다그외의 전사진에게도 약간의 화염저항 장비 지원이 있긴 했지만 아무래도 메인과 서브 탱커에 비하면 떨어졌다물론 그 정도의 차이는 힐러의 힐로 극복가능한 수치라고 볼 수도 있으나단시간내에 그 호흡이 맞춰지는 것은 아니다그러니까그럴 수도 있다

전사 E: 다시 갈게욧
전사 E: 다시 갈게욧 

..... 
전멸전멸전멸동일한 상황이 반복되었다오닉이 공중에 떴다가 내려오는 3차 시기에 탱커가 오닉의 어그로를 끌지를 못했다오닉은 사방으로 튀고그 때문에 공대원의 희생이 발생하고결국 간신히 자리를 잡아도 탱커를 살릴 힐러도,오닉을 죽일 딜러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미 오닉시아를 잡았었고라그나로스를 팝업시킨 공대가오닉시아에서 일곱번을 전멸한 것이다공대창은 조용했다이것이 중심축을 잃어버린 공대의 현실인 것이다대놓고 누구도 말하지 않았지만 그 현실을점점 빨갛게 내구도가 닳아가는 장비를 보며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어쩌면 누군가는이 공대는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어쩌면 누군가는이 전사는 공대를 이끌 수가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부록오닉시아를 탱킹하는 메인탱커의 시야

오닉시아를 탱킹할 때 메인탱커의 시야는 다른 전사와는 다소 다르다전사를 오래 해본 사람에게는 익숙할지 몰라도사실 나는 성기사의 입장이라 이렇게 몹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플레이를 해본 일이 거의 없다따라서 갑작스럽게 탱킹을 맡게된 사람의 시야가 주는 압박감 문제가 상당히 곤란할 것이라고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이것이 오닉시아를 탱킹하는 위치와 자세그리고 전사의 등짝 (...) 이다.

새로 공대장을 맡은 나는 텅 빈 공대창을 보며 잠자코 기다렸다공대원들은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반복되는 전멸과 늘어가는 수리비는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것이 당연하다왜 메인탱커가 어그로를 못잡는가이렇게 저렇게 하면 되지 않는가라는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그런게 당연하다그러면서 사공이 늘어간다때로는 사공들끼리 싸우기도 한다카리스마가 강한 지도자를 잃은 조직이 와해되는 가장 평범한 시나리오였다

또한 나는 기다렸다이 메인탱커는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까그는 적극적이고 유연한 성격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그렇다면 이런 타입은 이런 곤란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까가장 쉽게 예상할수 있는 것은 주눅이 들어 말을 잃는 것이다.그리고 사공들의 말에 휘둘리기 시작한다이 말에도 따라보고저 말에도 따라본다그러다가 점점 산으로 가는 거다

또는응석을 부릴 수도 있다_ㅠ 라든가, ;등의 이모티콘을 써가며어제 갑자기 메인탱커를 떠넘겨 받은 자신의 부족함을 이해해달라고모자란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나를 비난하지 말라고 말없이 호소할 수도 있다이것또한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과연 어느 쪽일까나는 공대원들과 메인탱커의 반응을 기다렸다그 반응에 따라나 역시 어떤 태도를 결정지을 생각이었다. 내게는 오닉시아가 그날 눕느냐안 눕느냐 보다도이 오닉시아전의 끝없는 실패에 대한 공대원과 메인탱커의 반응이 더욱 중요했다그리고...... 그렇게 전멸을 반복하던 어느 순간.


전사 E: 
전사 E: 죄송합니다공대님들.
전사 E: 제가욧

전사 E: 많이 모자라서
전사 E: 공대님들 고생시키네욧
전사 E: 죄송해욧.


여기서그의 태도를 다시 짚어봐야할 필요가 있다그는 일곱번을 전멸하는 동안 한 번도 ㅠ_ㅠ 하거나 아 왜 안 풀리지 -그런 내색을 해본 적이 없다오직 다시 갈게욧 준비할게욧 버프하세욧을 반복했을 뿐이다그런 내색을 할 여유조차 없었다는 것이 정답이리라그러다가 겨우 한 번 공대원들에게 사과를 했다입이 바작바작 마르고실패의 원인은 알 수 없고,하지만 거기서 포기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모니터 너머를 볼 수 없는 그 상황에서도그렇게 조용하고 얌전하던 전사가 얼마나 애를 태우고 있는지그러면서도 그 짐을 집어던지고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그 자리를 지켜내려고 애쓰고 있는지나뿐 아니라 많은 공대원들이 절절히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그리하여..

가라앉았던 공대창에 하나 둘공대원들의 메시지가 올라왔다앞서 말했던 공대의 '조용한 목소리'들이 일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공대원: ^^
공대원에구 아니에요 전사E님이 젤 고생많으시죠

공대원수리비 엄청 나오시겠네 ^^
공대원적응하시는데 좀 시간 걸리실 거에요
.
공대원화이팅전사E
.
배를 산으로 이끄는 무수한 사공들은 등장하지 않았다비록 그것이 당시의 분위기를 무마시키기 위한 일시적인 모션이었을 뿐일지라도공대원들의 반응은 담담하고 차분했다그리고 그것을 이끌어낸 것은변명도응석도주눅도 보이지 않았던 전사 E의 태도였다.

이렇게 실패를 반복하여당일 오닉시아 도전에만 3시간 남짓이 걸렸다일곱번의 전멸 후마침내 전사 E는 오닉시아 탱킹의 요령을 알아냈다천재적인 감각으로 터득한 것도누군가 쉽게 요령을 알려준 것도어디서 희대의 비급 공략법을 듣고 알아낸 것도 아니다물론 감각이 없다면 알아낼 수 없었을 것이고누군가는 물밑으로 조언도 아끼지 않았을 것이고그 자신도 공략법을 뒤져가며 기본 요령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오닉시아를 잡는 방법을그리고 그 이후 무수한 네임드전에서 39명을 대표하는 방패가 되는 법을 전사 E가 알아낸 것은 이날의 지독하게도 고생스럽던 일곱 번의 실패를 통해서였다그리고 그 뒤에는그와 함께 일곱 번의 전멸을 감내하고그가 깨닫기를 기다리고그의 방법과 호흡에 자신의 방법론을 맞춰서 조정한 39명 공대원들의 노력이 있었다.


여덟 번째 도전오닉시아 1단계가 지나고, 2단계두 줄 16개의 풀 디버프가 걸리고, 3단계 착지그전에는 널뛰듯 하던 오닉시아의 어그로가 단단히 잡혔다오닉의 머리가 12시로 고정되었고공대원들의 위치도 잡혔다칼과 마법치유의 빛이 난무했다.

그리고오닉시아는 누웠다

전사 E의 험난한 메인탱커 데뷔전이 끝났다칠전팔기끝에 오닉시아를 눕혔고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긴 했지만 그래도 공대원들은 많이 불안했을 것이다오닉시아를 잡는데 칠전팔기라니.
그날 레이드가 종료된 직후 전사 E는 공대가 해산되자 곧바로 컴퓨터를 끄고 '기절'했다고 한다그만큼이나 몇시간 동안의 긴장이 높았던 탓이다
.

지금 와서는 즐겁게 회상할 수 있지만당일은 비록 서로 위로하면서 간신히 잡아냈을 망정 모두가 암울한 기분이었을 것이다하지만내 생각은 달랐다이날 전임 메인탱커의 후광에 가려져 있던 고만고만한 전사 ABCDE의 일원인 전사 E는 죽었다비로소 전사 E가 아닌 '그분'이라는 호칭에 걸맞는 역할의 제 일보를 내디딘 것이다
이 험난한 통과의례 끝에 전사 E는 죽고 한 공대의 메인탱커가 태어났다.

앞서 나는공대원과 메인탱커의 반응을 보고 어떤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었다그것에 대한 답을 그날 내렸다내가 했던 질문은이 공대에 내가 얼마만큼의 시간과 애정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였다이 끔찍했던 칠전팔기의 오닉 레이드가 끝나고나는 이 공대가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공대라고 결론을 내렸다지금에 와서는 막공도 쉽게 척척 잡아내는 오닉시아를 일곱 번 전멸해가면서 잡은 메인탱커그리고 공대원에게서게임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기대에 부응하는 성공은놀랍도록 빠르게 찾아왔다.

 

20. 서툰 걸음으로 벽을 넘다

오닉시아는 넘어섰다그리고 그 다음에 남은 것은 화심의 마지막 벽라그나로스였다아니사실 오닉시아 칠전팔기의 악몽을 생각해보면라그나로스는 커녕 그 앞의 8네임드 역시 불안했을 것이다

비록 오닉시아 칠전팔기를 통해 한 사람의 메인탱커가 태어났다고 전회에 말하기는 했지만그건 어디까지나 먼 훗날그때를 여유롭게 훗 웃으면서 돌아볼 수 있는 이 시점에서나 확신할 수 있는 이야기다적어도 당시 나는 우리 공대원과 신임 메인탱커의 기본 자질에 대해서 안심하게 되긴 했지만필요이상의 장담과 기대는 하지 않았다단지 '시간을 투자할 가치는 있겠다정도만 생각했다

다시 한 번 이 이야기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말하거니와인간은 모일 수록 바보가 되기 마련이다. 40명의 공격대는 40명의 바보들 집합체다바보들은 대체로 삽질을 하는 법이다하지만 때로 의외의 기적을 일궈내기도 한다똑똑하고 처세가 빠른 인간들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과거의 공대 출정 기록들을 뒤져보다보니 내 기억이 뒤죽박죽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 시점에 전사 멤버가 누구누구였나그리고 2대 공대장 탈퇴 후의 공대 일정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등에서 작은 오류들이 있었다물론 이 이야기의 문맥에 큰 지장을 줄 정도의 오류는 아니다.

다시 기록을 정리해보면 이러하다.

9 28일 수요일 낮: 2대 공대장 지휘 하에 우리는 오닉시아를 잡았고화심의 네임드들 일부를 정리했다
9
 28일 수요일 밤: 2대 공대장의 갑작스러운 취업으로 회의가 개최되었고메인탱커와 공대장이 교체되었다
.
9
 30일 금요일 낮신임 공대장과 메인탱커 지휘하에 라그나로스 도전을 했다이날의 의미는새로운 메인과 서브 탱커에게 라그나로스 탱킹 위치 및 요령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점 정도다
.
<
당시는 주말에 40인 인던 리셋이 이루어졌다
>
10
 3일 월요일 낮신임 메인탱커의 지휘하에 처음으로 화산심장부의 첫 네임드부터 골레마그까지를 정리했다
.
10
 5일 수요일 낮신임 메인탱커의 지휘하에 처음으로 오닉시아를 공략했다. 이날이 바로 칠전팔기의 날이다원래 예정대로라면 이날 오닉을 한 번에 잡고 청지기 및 라그 도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그러나이날의 일정은 오닉시아만으로 꽉 찼다.

 


그리고 10 7. 처음 라그나로스를 팝시킨 것이 8 26일로거의 한달하고도 보름을 향해 치달아가는 시기였다사실 요새야 신생 공대막공대 조차 멤버 일부만 장비와 경험이 적당할 경우 참 손쉽게 라그를 잡아낸다하지만당시에는 공대 창설 딱 한 달 만에 라그를 팝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였다.

그런데그 다음 벽을 못넘어서고 있었던 것이 당시 우리 공대의 현실이었다전임 공대장의 표현그대로 "대체 왜!?" 라는 비명을 지를 만큼 오랫동안우리는 라그를 넘어서지 못했다
.

10
 7일은 바로 오닉시아 칠전팔기전을 치른 직후의 레이드였다신임 메인탱커와 서브탱커는 고작 지난주에 처음으로 각자의 위치와 역할을 배웠을 뿐이다게다가 공대 자금은 당시 바닥 상태였다무엇보다도 문제는 메인과 서브 탱커의 화염저항력이었다탱커용 화염저항세트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검은 무쇠 시리즈 중 한 품목 정도가 전사진에 고루 돌아갔고다수 품목은 전임 메인과 서브에게 투자된 상태였다


당시 급박하게 넘겨받은 자산 상태에서, 10 7일 메인과 서브탱커에게 지급할 티탄의 영약을 제작하고 나니 현금이 딱12골 남았다 (......) 솔직히 티탄의 영약 준비하면서 갈등 엄청나게 했다. -_-a 지금까지의 상태로 보아 오늘 라그를 잡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게다가 아직 메인과 서브도 초짜다오늘 먹이는 약은 낭비가 될 공산이 크다차라리 아꼈다가 다음주를 기약할까
...? 

... 
라는 갈등을 했다면 나는 내가 아니다음하핫삼수갑산을 가더라도 일단 먹여야한다고 생각했다이 티탄의 영약은 단지 탱커의 피 1200 짜리 약이 아니다새로 뽑힌 탱커 두 명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가능성을 넓혀주고책임감도 지워주는 약이다까짓거 낭비하면 어떠랴...... 하지만 피눈물은 좀 났다남은 돈이 12골이라니_


오닉시아 망토도 7개 제작해서 팍팍 돌렸다마력의 영약도 하나 제작했다. (.. 더 하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다ㅠㅠ밀리클래스 뎀딜을 위해서 나간 건 원소숫돌 6개다 (........... 기록 뒤져보니 원 이렇게 가난하고 처절한 살림이 있나 싶다 ;;) 공대에 돈이 없어서 아는 사람 삥뜯어서 숫돌 3개 더 만들었다고 좋아하던 기록도 남아있다. (... 개인적으로 갈고 닦은 삥뜯기 스킬 숙련 315가 이렇게 도움이 될줄이야)

아무튼, 10 7일 아침오늘도 당연히 삽질과 헤딩만 하다가 끝나게 될 거라는 각오를 하면서도없는 살림 바리바리 챙겨 화산심장부로 향했다공대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놀랍게도이미 취직해서 오늘 못오는게 당연할 --;; 전임 공대장이 드루이드 캐릭으로 지원을 왔다사정이 있어서 탈퇴했던 다른 드루이드 한 분도 마찬가지로 도와주러 왔다덕분에 모자라던 힐러의 갈증을 덜었다. (고 생각하고 싶지만 전임 공대장은 드루 캐릭으로 와서 힐은 안하고 뎀딜만 하는 거 똑똑히 봤다제 버릇
 -_-)

지금이야 '대충잡아도 되는 네임드가 되어버렸다엄격한 막공에서도 필수 준비라고 해야 상급 화보 몇개 정도 요구한다.하지만 당시 라그나로스에 도전하기위한 몸단장만 몇 시간 이상이 걸렸다일단 라그 앞까지의 잡몹들을 모두 정리하고,그 다음에는 인던을 지킬 사람만 남기고 모두 빠져나가서상층 던전으로 진입해 그곳의 몹 하나를 정신지배해서는 15명씩 차례로 줄을 서서 화염저항 버프를 전원 받아야 했다물론 스톰윈드에 가서 오닉시아 머리를 내걸면 공대원 전체에게 뿌려주는 오닉시아 버프도 필수였다이렇게 버프를 처덕처덕 바르고는 다시 화산심장부로 돌아오는데행여나 걸음 잘못디뎌 용암에 추락사하면 버프가 다 지워지기에 "절대 죽지 말아요돌다리도 두들겨 건너세요!"라는 경고까지 꼬박꼬박 했다. (그래도 죽는 사람 꼭 한 명은 있더라
)

이렇게 처절한 몸단장까지 하고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라그나로스에 도전할 자격을 얻게 된다와우에 존재하는 모든 네임드들 중에 가장 몸매가 멋진 (...) 위풍당당 라그나로스.


우리를 한달이 넘게 좌절시킨 라그나로스그 앞과 뒤에 선 신임 메인탱커와 서브탱커는 한없이 작아보이기만 했다인수 받은지 1주일자산이 모자라 아직 추가 화저장비 지급도 못해준 상태였다두 탱커는 심지어 녹템 화저장비까지 챙겨입고 억지로 화저를 맞췄다그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라며영약을 복용시킨 뒤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라그나로스를 향한 달걀로 바위치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
자생하세요물약은 상급 화보만 드세요
!
뎀딜뎀딜 좀 더
!
디버프 꽉꽉 채워요
!
조금만 더조금만 더
!
화이팅
!
.....................
.....................
....................

우리는 벽을 넘어섰다
신임 메인탱커와 공대장 체제로 교체된지 정확히 일주일만의 일이었다.


참가 공대원 39라그나로스 킬 상황에서 생존자 29상처투성이억지로 억지로 잡아낸 것이지만그래도 이 서툰 모험가들은 화산심장부라는 한 던전의 마지막 벽을 넘어선 것이다.

환호가 울렸다당시의 채팅창에 올라온 말들은 짧고 단순한 , 그야말로 있는 그대로의 환호였다
.
굿/만세/나이스!/오키/ㅋㅋㅋ (...)/ 이햐아쟈!!!!!//수고하셨어요
...

세월이 흐른 뒤검은 날개 둥지의 정복조차 완료되어갈 무렵 한번 재미삼아 설문을 해본 적이 있다지금까지 잡은 네임드들 중에 어떤 네임드의 첫 킬이 가장 기뻤습니까많은 사람들이 라그나로스를 꼽았다나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

환호의 현장에서쓰러진 사람들의 부활을 기다리며서로서로 수고했다고 잘했다고내가 이렇게 이렇게 했더니 저 라그나로스가 쓰러지더라고 무용담을 나누고 기뻐할 때
.

데뷔 일주일만에 라그나로스를 쓰러뜨린 <방패>의 자리에 선 신임 메인탱커가 그들 가운데서 빛나고 있던 그 순간에.

나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사가 아닌 드루이드로 이 자리에 함께 한

입사한 지 얼마 안된 회사에 조퇴까지 내고 지원을 온 사람을
.

그는 바로 일주일 전 저 신임 탱커의 자리에 서있던 전사였다

그는 원래대로라면바로 저 자리에서 축하와 환호를 받아야할 사람이었다.

21. 한 번 뿐인 만남

커다란 독에 작은 바가지로 물을 붓는다부어도 부어도 도무지 물은 차지 않는다그래도 붓고또 붓고또 붓는다그러다가어느 순간 물이 넘쳐 흐른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물이 흘러 넘치게 만든 '마지막 한 바가지'만을 기억한다하지만 실제로 독을 채운 것은 그 마지막 한 바가지가 아니다오랜 시간 꾸준히 인내를 가지고 부어온 그 전의 수십수백 바가지의 물이 독을 채웠기에 마지막 한 바가지의 물이 넘쳐흐를 수 있었던 것이다.

한달 넘게 못 넘어섰던 라그의 벽을 교체된 탱커와 공대장 체제 하에서 어떻게 일주일만에 넘길 수 있었을까마지막 한 바가지의 물 밖에 모르는 단순한 사람들은이런 경우에 흔히 예전 지휘체계의 문제점이 원인이었다고 쉽게 속단한다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대단히 드라마틱하게 일주일만에 화심을 정복하는 성과를 보였지만그 드라마 뒤에는 톱니바퀴처럼 냉엄한 인과의 법칙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것이 쭉 쌓여서 공대의 전력으로 소화되는 과정까지 한 달이 넘게 걸린 것이고주 마다의 출석 상황이나 기타 돌발 변수때문에 사소한 지체가 이어져온 것이다그 사소한 지체가 고정적인 실패의 분위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 공대는 어떤 계기를 필요로 하긴 했다새로 출범한 투톱 체제는 바로 그 '계기'를 제공한 셈이다하지만 이 계기가 없었다고 하더라도,일이주일의 차이는 있었을 망정 라그는 어차피 눕게 되어 있었다우리는 이미 라그를 잡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되기까지수십수백 바가지의 물을 퍼부었던 사람취업이 일주일만 늦게 되었더라도 물이 흘러넘치는 그 자리에 조연이 아니라 주연으로 서 있었을 전임 공대장을 보면서 나는 그가 느꼈을 기쁨아쉬움착잡함에 속이 쓰라렸다오죽하면이제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나는 그날 라그나로스를 탱킹하는 자리에 서있는 신임 메인탱커가 얄미워보이기까지 했다. -_-;;; 왜냐하면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 자리의 주역은 신임 탱커가 되어야 했고그 때문에 나는 단지 도움을 주러 온 OB에 대한 감사의 표시만을 전임 공대장에게 할수 있었기 때문이다그가 지나온 날동안 부었던 수십 수백 바가지의 물에 대한 감사의 말은 내 마음 속에 묻어두어야 했다.

그러면서 깨달았다앞으로 공격대 활동을 하는 한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이와 같이 떠나보내야할 것이라는 사실을와우는 게임이다레이드는 게임을 즐기는 한 방식이다게임에는 끝이 있다영원히 할 수는 없다우리는 인생이라는 길고 피곤한 여행을 하던 중간에잠깐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쉬는 것이다그늘 아래 있는 동안은 길동무라도 된 것처럼 잠시 즐거운 듯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몰라도 가야할 때가 되면 옷을 털고 일어나 인사를 하고 각자 다른 방향으로 뻗은 길을 향해 흩어질 것이다


그뒤로나는 공대장이라는 자리에서 오랜 시간 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떠나보내고새로운 사람들을 맞아들였다사람에 따라 이별의 형식과 방법은 조금씩 달랐지만변하지 않는 건 한 사람이 떠날 때마다 40명의 바보들을 주인공으로 삼는 공격대 라는 이야기의 조각이 조금씩 조금씩 변해간다는 것이다오늘 네파리안을 잡지 못한 채 한 명의 사제가 떠난다오늘 쑨을 쓰러뜨리지 못한 채 한 명의 도적이 떠난다그들은 현실이 부르는 길로 돌아간 것이고늘 하던 게임 하나를 마친 거지만와우라는 틀우리 공격대라는 틀 안에서는 한 명의 주인공이 사라진 것이다그리고 또 새로운 주인공을 맞아들이면서 이야기는 변한다그렇게 해서공격대 이야기는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 네버 엔딩 스토리가 되는 것이다


네임드에 도전하는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할 필요는 여기서 나온다실패가 두려워서는 아니다오늘 이후 당장 갑자기 게임을 못하게 되는 사람이 생길지도 모른다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그 사람에게 멋진 이야기의 결말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바로 그 사람이 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거다물론까짓 게임에 뭐 그리 열을 쏟나 싶은 면도 있다대충 해도 뭐 인생에 큰 탈 없다하지만그러면 우리가 만드는 이야기는 <용기 있는 바보들의 멋진 성공담>이 아니라<인생 대충 산 소시민의 적절한 아이템 파밍기>로 끝난다. .... 드라마의 사이즈가 다르다기왕 찍을 거 좀 크게 찍고 봐야 하지 않을까?

일본 다도의 금언으로 흔히 이야기되는 '일기일회'라는 말이 있다비록 공대는 매주 세 번 만날 약속을 한 다수의 집합체지만이 약속이라는 것은 현실적인 구속력이 전혀 없다자발성에 기대하는 이 비현실적인 구속력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좀 있지만 언젠가는 끝난다설령 좀 더 오랫동안 공대 활동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현실이 부르면 대책이 없다.그리고 매우 슬픈 이야기지만현실 역시 견고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사람은 죽기도 한다삶의 바깥 테두리에 있는 바다는 검고어둡고아무도 항해해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다이렇게 생각해보면우리는 얼마나 연약한 촛불빛 아래 의지해서 게임이라는 걸 하고 있는지.

미처 자신의 이야기를 다쓰지 못하고 떠난 전임 공대장을 지켜보면서
그것이 언젠가 내 미래의 일이 될수도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나는 절대로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서는몇 가지의 원칙이 필요했다.

 

22. 물 위의 전사물 밑의 공대장

공대장 재임 초기의 가장 큰 원칙은메인탱커는 물 위에/공대장은 물 밑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그건 나 자신의 한계와 취향에 근거한 판단이기도 했고그러는 편이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우선 나는 게으르다. -_-;; 레이드도 어지간하면 묻어가고 싶다. (..) 인원점검에 물자 분배에 루팅 진행에 거기다가 전술 지휘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사실 저 무수한 일들 중에서 전술지휘가 제일 뽀대나는 영역이긴 하다아마 모르긴 몰라도 새롭게 공격대를 결성하고 공대장 역할을 하는 젊은이들(...) 중 많은 수가 자신의 말 한 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39명을 보는 뿌듯함(...)을 그나마 낙으로 삼고 있을 거다솔직히 보통 인생에서 그런 경험하기 쉽지 않으니까
.

하지만 나는 전에도 말했다시피관찰하고 지켜보는 성격이다게다가 그때까지도 레이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이었고때문에 내가 모르는 영역까지 통솔하려고 애쓰기 보다는 그 짐은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쪽을 택했다이런 역할 분담이 잘 되기 위해서는인내와 배려신뢰가 필요했다그리고 무엇보다도 -_-;; 끈기와 대범함그리고 음험함(...)도 필요하다


많은 공대에서 정치와 군사체제가 통일되어 있다공대장 = 메인탱커인 경우가 많다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메인탱커는 주로 탱킹 역할만 하거나지휘권 자체가 전사 클래스에 제한되어 있다전체적인 전술 지휘는 공대장이 하고따끔한 훈계도 공대장이 하고분위기 집중도 공대장이 한다. (그러는 것 같다나는 그 역할을 메인탱커에게 대부분 넘겼다. (우하하)

레이드 현장에서의 지휘는 크게 세 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풀링 시작/마나 회복 타임버프 타임/부활및 정비등 아주 기초적인 지시다매우 기초적인 것 같고뽀대는 별로 안나고귀찮은 일로 보이지만이게 잘 되면 진행이 매끄럽다또한 이걸 잘 하려면 40명 공대원 전원의 상태를 항상 체크하고 있어야만 한다뜻밖에도 신임 메인탱커는 이 역할을 아주 잘 해냈다.


메인탱커의 풀 사인과 함께 레이드가 시작되고끝나는 시간까지 거의 쉼없는 전투/루팅/전투/루팅이 이어진다전투를 하다보면 소수의 사상자가 발생할 때도 있다그럴 때마다메인탱커는 항상 몇 파티의 '누구'라고 호명을 해서 부활을 요청했다타자 치는 것도 벅찬 상황에서 왜 그리 꼬박꼬박 이름을 호명했느냐고 나중에 물어봤더니, 2대 공대장겸 메인탱커가 늘 그렇게 사망자를 호명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_-;;;; 
별게 다 멋있어 보이는구나남자애들이란' (...)

하지만 저런 호명에는 의외의 효과가 있었다지휘자가 항상 전공대원의 상태를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어서 신뢰를 높이고딴짓을 못하게 한다그리고 자주 호명된 사람은 왠지 쪽팔려서 자생에 좀 더 신경을 쓰게 된다. (...) 
탱커의 입장에서도 저렇게 버릇을 들이는 것이 나쁘지 않다우선 공대원의 개별적인 버릇도 알게 되지만특정 코스에서 특정 클래스가 자주 눕는 걸 인식하면 기존의 전술에 어떤 변화가 요구되는지 감을 잡을 수 있다레이드 진행의 가장 기초적인 ABC부터 익혀나간 셈이다


이렇게 기초적인 지휘체계부터 잡은 다음두번째로는 '공략분석'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라그나로스를 처음 눕히고 난 뒤 공대 인원에 소소한 변동이 있었다그때마다 용암에 빠질 경우 도로 올라올 수 있는 자리 등을 신규자에게 설명하느라고 라그 앞에서 꽤 시간을 보냈다그러자 한 공대원이 제안하기를아예 우리 공대가 쓰는 각 네임드 공략법과 위치를 게시물로 작성해두고신규 공대원은 그걸 읽고 오게 하면 브리핑 시간이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했다

좋은 생각 >< / (...) 이것도 메인탱커에게 넘겼다. s(-_-)V

잠깐! '그분인터뷰

공대장메인탱커 하시면서 제일 힘든 일이 뭔가요?
그분사실 닥탱은 힘들지 않았어욧. ( *닥탱닥치고 탱킹
* )
공대장그럼
?
그분매 네임드 도전할 때마다 해당 네임드 분석하고 공략 찾아서 추려내고 그런게
 
그분부담도 많이 되고

그분글 쓰기도 너무 힘들고 '';


사실 --;; 아는 사람은 아는 거지만 나는 글쓰기의 전문가(...)하지만 절대로 저 일은 도와주지 않았다. (...) 왜냐면단순한 이유다공략 분석의 단계는 이를 테면 '적을 아는단계다메인탱커가 저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그의 자리는 오직 '닥탱'으로만 제한된다애초에 저 제안을 한 공대원은신규 공대원이 들어와서 저걸 읽으면 브리핑에 드는 시간이 줄어들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지만내 생각은 좀 달랐다일단 한 번이라도 읽는 것이 도리라고 쳐도그렇게 읽어서 이 공대만의 '전술'이 바로 이해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글 읽기'라는 건 의외로 어렵다읽어서 무슨 뜻인지 아는 게 어려운게 아니라,그게 몸에 바로 익혀지지 않는다물론 읽는다면 나아지지만그렇다고 브리핑의 부담이 줄어들지는 않는다효과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저런 거 하나 올려놓고 신입이 해당 공대의 모든 전술에 바로 적응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사실 이 '글쓰기'는 애초의 제안자가 생각하지 못한 다른 방면에서 더 효과가 있었다메인탱커가 해당 네임드 전술 중 '전사'의 역할만이 아니라 전 클래스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가 잡힌다는 것이다. '글을 읽는 것' '아무 생각 없이'도 가능하다하지만 '글을 쓰는 것' '아무 생각 없이는불가능하다만약 공략 총정리를 하지 않고 그냥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공략 지식만 가지고 들이댔다면 메인탱커는 총체적인 시야를 확보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이미 지나온 화산심장부/오닉시아그리고 검은날개둥지와 안퀴라스 사원의 각 네임드별 전술 정리에 관한 메인탱커의 글들을 모두 모아서 분량을 가늠해보니 원고지로 약 520즉 책 반권 분량이 되었다그중에는 이제 낡은 전술이 되어 쓰지 않는 것도 있고공략 초반 잘못된 정보로 인해 자신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어쨌거나 이 빽빽한 글자들은 '방어구 가르기스킬 난사 기계로 전락할 수도 있는 '탱커' '전술적 판단이 가능한 ' 한 공대의 '메인탱커'로 만든 노력의 흔적이다물론 이 노력이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그렇게 일을 덥석 맡겨버리고 아무 것도 도와주지 않은 나의 공이 크다!음하하. (정말이닷)

다음은 예시로 삼기 위해 허락도 안 받고 낼름 퍼온메인탱커의 전술정리문이다비교적 이 작업을 시작한 초창기에 쓴 오닉시아 공략법인데공략한 네임드의 숫자만큼 존재하는 공략본들 중에 짧은 글에 속한다하이라이트는 두번째 줄이다.

길어서 접었음. 이하 '그분' 원고 무단전재


적을 '아는메인탱커의 기초가 되었다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다세번째로 필요한 것은 어쩌면 가장 민감할 수도 있는 부분지휘권작전권이다
레이드 진행 중특히 아직 눕혀보지 못한 네임드를 공략 중일 때는 참 여러 가지 갈등 때리는 상황이 많다여기서는 이렇게 해보자고 하고저기서는 저렇게 해보자고 한다사실 '어떤 상황에서도 다 들어맞는 백점짜리 전술'이라는 것은 없다.해당 몹에 대한 분석당일 클래스 구성공대의 전통적인 장점과 약점등을 고려해서즉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최종적인 전술은 완성된다하지만 아직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는, A도 맞을 것 같고 B도 맞을 것 같다결단이 필요할 때다이 결단을 누군가가 해줘야 한다
.

이 작전권은 사실 대부분 공대장이 가지고 있다하지만 나는 이 부분 역시 메인탱커와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왜냐면.. 그래야 덜 귀찮으니까. ( -_) 가능한 모든 상황에서 메인탱커의 판단을 존중해주고설령 내가 속으로 좀 아니라고 생각하더라도 애매한 부분이 있을 때는 일단 메인탱커의 판단을 따랐다왜냐면.. 그래야 덜 귀찮으니까. ( -_) 정말로 정말로 아니라고 생각되어질 때는 남들이 볼 수 있는 공대 채널이 아니라 귓말로 간곡히 설득했다왜냐면.. -_- ;;; 음 이건 좀 귀찮았다다행히 이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작전권 이양(...)에 대한 내 입장을 상징할 수 있는 일화가 있다라그나로스를 눕히고 다음 목표인 검은 날개 둥지에 도전하여 첫 번째 네임드인 폭군 서슬송곳니를 공략할 때의 일이다공대는 화심과는 차원이 다른 특이한 네임드의 패턴에 잠시 혼란에 빠졌다폭군 서슬송곳니전에서 송곳니보다 더 무서운 오크 잡몹들이 사방 네 귀퉁이에서 쏟아져 들어오는데,이걸 대처하는 방법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첫째전사와 도적진등이 네 무리로 나눠서 네 귀퉁이를 각각 지키면서 나오는 잡몹들을 커트해야 한다는 각개격파술


둘째나눠서 싸우다가 한 군데가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게 되니 가운데에 진지를 형성하고 잡아야 한다는 진형집중술.

의견은 꽤나 팽팽했고사실 난 어느 쪽이 더 좋은지 알 수 없었다. (...) 사실 주장하는 사람들도 어느 쪽이 더 나으리라는 보장을 딱히 못하고 있었다격론이 벌어지다가 공대 채널이 잠시 소강상태에 빠졌다한숨을 쉬고 , 누군가 물었다
.

공대원... 의견이 여러개 나왔는데.. 어떻게 해요

이거 나보고 뭔가 결정해달라는 소리다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공대장뭐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는데요.
공대원

공대장전 결정했어요.
공대원어떻게요
?
공대장메인탱커님 의견에 동의해요
.
공대원: ........?


당시메인탱커는 아직 아무 의견도 내놓지 않은 상태였다뜨악한 공대원들에게 다시 말했다.

공대장제 의견은 메인탱커님 의견하고 같아요그게 뭔진 아직 모르지만. (...)
공대원: ....... (...)


그러자비로소 각론과 한숨이 가라앉고공대원들은 메인탱커를 바라보았다

그분: '';; 


.... 
어쨌든 그분이 결정하고우리는 행동에 들어갔다이건 그후하나의 전통이 되어갔다.


그렇게 해서오랜 시간 물 위의 전사와 물 밑의 공대장은 서로의 역할을 다했다물 위의 전사는 빡세게 공부하고 일하고물 밑의 공대장은 팽팽 놀았다 (아이 공평해)

체제 전환 후 첫날부터 이렇게 되지는 않았다당연히라그나로스를 쓰러뜨린 이후에도 신임 메인탱커는 아직 긴장을 많이 하고 있었고자신의 지휘권이 어디까지인지 잘 알지 못하는 시기였다

저 악몽 같던 오닉시아 칠전팔기의 날무수한 전멸이 반복되던 그때고전을 반복하던 전사 E로부터 카메라를 돌려같이 책임을 맡고 있던 신임 공대장(...)이 뭘하고 있었던 가를 살펴보자


..... 
놀고 있었다 /<-0->/
 

어쩌다가 오닉을 거의 잡아가던 중에 전멸하면 채널로 "ㅠㅠ 아이구 아까워라~~" 같은 소리나 하면서 팽팽 놀고 있었다
. ~_~ 

과거의 전사 E, 오늘날의 '그분'께서 당시를 회상하며 하신 말씀인터뷰 한 토막 (...)

공대장그날 정신 하나도 없으셨죠근데 제가 왜 아무 말도 안하고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셨어요?
그분궁금했죠
.
공대장뭐라고 생각하셨어요? (.. 설마 '아니 저 인간이 나는 이 개고생시키고 자긴 쏙 빠져 있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셨.. .. 
)
그분그게

공대장
그분분명히 이쯤 전멸을 하면 뭐라고 한 마디 쓴소리가 날아와야 하는데 암말도 없으셔서
공대장: ....
그분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맘이 무지 불안했다는. '';;



그렇다카리스마 강한 공대장 겸 메인탱커의 역할을 각각 나눠받은 신임 공대장과 메인탱커는 '누가야단 치는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 게다가 설령 알았다고 해도 나는 그 역할을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앞서 오닉 칠전팔기 상황을 서술했을 때 얼핏 언급한 것처럼그날은 야단을 치고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자체적인 힘을 내는게 중요한 날이었으니 (험험다 계산해서 논 거다아무렴그렇고 말고. -_-a)

어쩌면레이드 매순간마다 물 마실 시간 담배 피울 시간 버프할 시간까지 내가 다 지시할 수도 있었을지도 모른다어쩌면모든 네임드 공략에 대한 글을 내가 다 쓰면서 시시콜콜한 잔소리도 늘어놓고 와우의 게임매커니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물론 번거로운 일이긴 하지만그렇게 했다면 이 공대는 '취향에 좀 더 맞는 공대로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나는 그런 즐거움번거로움을 포기해버렸다대신 한 명의 뛰어난 메인탱커를 얻었다. ^__^ 두고 두고 편했다. (...)

그러니공대장들이여할 수 있다면 놀아라!
조금이라도 뽀대나고 재미있어 보이는 역할이 있다면 넘겨라
!
공대를 내 입맛에 맞게 운영할 수 있는 '지름길'로 보이는 역할이 있다면 무슨 수가 있어도 넘겨라
!
그 일 역시 고생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
그러니 그 일을 맡아줄 사람의 의사는 항상 상왕전하 모시듯이 존중해라
.
일 하나를 주고결정권 하나를 넘겨주는 대신

당신은 동지 하나를 얻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결정적으로
,
당신이 물 밑에 있어야하는 이유가 있다
.

................
그렇게 떠넘기고 나서도

공대장 일 많다. (퀘엥)

 

23. 본질적인 것본질적이지 않은 것.

전편을 읽은 좌백 
"""
이것저것 다 떠넘기고 나서도 많이 남았다는 그 공대장의 일이라는게 뭔지 믿기지가 않소." 
''... 그렇다안해본 사람은 도대체 모를 거다무슨 게임이 회사일도 아닌데 몹 쓰러뜨리는 것과 관련된 일 빼고나서 무슨 일이 남는지. '이상적으로는사실 안남아야 정상이다그런데 남는다현실적으로는 그거 말고도 머리 빠개지게 일 많은 것이 정상이다

그럼 대체 팽팽 놀(..)면서 전사 등짝이나 보는 것 밖에는 하는 일이 없는 것 같은 공대장( -_)이 무슨 일을 했는지... 로 넘어가기 전에 <메인탱커는 물 위에공대장은 물 밑에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를 진지하게 다시 정리해보겠다무조건 내가 놀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고!

''''''말했다시피사람들은 게임을 하려고 레이드를 하는데게임 외적인 문제들이 더 골치를 아프게 한다이게 현실이다.많은 사람들이 이 현실에 발목이 묶여서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때로는 몹을 쓰러뜨리는데 관련된 일보다 공대 운영하고 인원 관리하고 사람들 사이 조율하는 일이 '어렵고 '힘들고 '더 중요해보일 때가 있다물론 중요하다이런 백업이 없으면 공대가 제대로 안돌아가고 당연히 몹도 못잡는다하지만본말이 전도되서는 안된다

공격대는 친목단체가 아니다하다보면 친목이 쌓일지도 모르지만그게 원래 목적이 아니다공격대는 몹을 쓰러뜨리는 과정과 그 결과물을 공평하게 분배하여 즐긴다는 목적을 분명히 갖고 있는 임시적인 단합체이다말하자면한 조직이 움직이는데 정치/군사/경제/문화적 측면이 있다고 할때공격대에서 가장 본질적인 것은 군사적(게임적측면이다.'' 그외의 분야들은가장 중요한 주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돌아가면 된다


'''' 
설령 메인탱커를 겸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대장의 머리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공대 운영'에 관한비게임적인 문제다공대장의 그 고민이 물 위로 나오고공대원이 그 고민에 전염되면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자기 캐릭의 능력을 올리고 컨트롤이 상승되는 것에서 느끼는 '본질적인 게임의 재미'라는 것이 흐려질 우려가 있다재미가 없는 게임은 절대 오래 가지 못한다. ''따라서 언제나 공대에서 '제일중요한 것은 당면한 네임드와의 전투여야 한다공대의 물 위를 지배하는 제일 큰 목소리는 전투에 관련된 목소리여야 하지누가 누구랑 사이가 좋네어느 클래스는 분위기가 개판이네 - 이런 것이어서는 안된다그런 자질구레하고머리 아프고해결책 없는 문제들(일시적으로 해결되더라도 절대 영구적으로는 해결 안된다!)은 모두 공대장이 안고 물 밑으로 가라앉아야 한다물 위에는 항상게임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 - 저놈의 몹을 어떻게 때려잡나 - 물약은 뭘 먹어야 하나 - 이 타이밍에 무슨 기술을 써야 하나 - 이런 것들만 남겨야 한다그외의 자질구레한 문제는 누군가 덜어가주면 제일 좋고설령 상황이 안 좋아서 혼자 다 감당하게 된다고 해도 무엇이 공격대의 근본적인 목적인지는 잊지 말고 그 고민을 항상 공대원 앞에 커다란 볼드체로 써붙여야 한다.

다시 시간의 흐름을 따라서라그나로스를 처음 쓰러뜨리고 난 뒤의 공격대 이야기로 돌아가보자여전히 공대장은 팽팽 놀고신임 메인탱커는 고군분투하고하나의 장벽을 막 넘어선 다음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열병처럼 공대원 중에 일부는 공대를 떠나갔다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고물이 갈렸다.

'' 
라그나로스를 눕히고 난 다음에는 당연히 그보다 더 어렵고무엇보다도 중요한 '더 좋은 아이템'을 떨군다는 검은날개 둥지에 눈이 돌아가기 마련이다새 인던 도전을 하는 시기는늘 어렵다이미 눕혔던 라그를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어려운 날도 있었지만표면적으로는 공대의 분위기에 큰 침몰은 없었다평이한 나날이었다


'''' 
투톱 체제의 초기였던 이 시기에공대장과 메인탱커는 레이드 시간 외에는 거의 대화 자체가 없었다시작할 때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귓말끝날 때 '수고하셨습니다라는 귓말 외에는그럴싸한 운영진 회의라는 것도 없었던 건 물론이다
.

이젠 라그까지 원킬로 쭉쭉 뽑아버리고 얼른 검은 날개 둥지로 가야할 때가 아닌가라는 공대원들의 갈증이 점점 깊어지던 어느날. (그래봤자 시간상으로는 불과 첫킬 이후 2-3주 정도
?) 

레이드가 끝난 뒤 갑자기 공대장이 메인탱커를 불렀다이때쯤아마도 메인탱커는 전임 공대장이 들고 다니던 쿠엘세라가 부러워서 용사냥개론 책 사려고 앵벌을 열심히 하던 때였을 것이다여명에서 한참 펄볼그 때려잡는데 갑자기 날아갔을 공대장의 무전.

공대장시간 좀 있으신가요? ^^
그분 : 
?
공대장시간 좀 되시면 부탁드릴게 있어서요
.
그분

공대장
: ^^
그분말씀하세욧


잔뜩 긴장한것(...)이 느껴지는 메인탱커에게 이날나는 처음으로 한 가지 요구를 했다

그건 어찌 보면 레이드를 뛰는 전사를 단칼에 죽이는거나 다름이 없는 요구였다.

[출처] |작성자

 

24. 노블리스 오블리제

공대장부탁드리고 싶은 건요.
공대장제가 공대를 운영하는 동안은

공대장죄송한 말씀이지만메인탱커 아이템 밀어주기라는 것은 절대로 안할 생각입니다.
공대장그래서

공대장포인트 관리에 신경 좀 써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메인탱커는 잠시동안내 말의 진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듯 말이 없었다얼마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이 순간이 말하자면 공대장과 메인탱커가 거의 처음으로 독대를 하고 공대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때였다상대가 대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어디까지 서로의 원칙을 이해하고 용납할 수 있는지서로의 기량을 재는 순간이기도 했다. (오 이렇게 묘사하니 멋진걸? (...))

거의 모든 정규 공대는 아이템 분배에 있어서 포인트 경쟁을 원칙으로 한다포인트는 매일의 출석과 네임드 킬 참여 등에 의해 가산되고아이템 획득이나 기타 공격대의 활동에 지장을 준 행위 등에 의해서 감산된다어떤 아이템이 드랍되었을 때만약 그것을 원하는 사람이 2인 이상일 경우 경매나 기타 입찰 방식에서 공격대별로 차이는 있지만어쨌든 대원칙은'보다 높은 포인트'의 보유자가 우선권을 갖는 것이다

아주 조악하게레이드에서 드랍되는 아이템을 두개의 분류로 나눠보자면레이드 자체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이 있고레이드에 도움이 될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혼자 솔플을 하거나 pvp 전에 쓸때 도움이 더 되는 아이템이 있다전사의 경우 일명 '닥탱템'이라고 해서 닥치고 탱킹하는데 필요한 방숙/방패방어 등등을 높여주는 아이템이 있고/혼자 사냥하기에도 즐겁고 PVP를 할때 한 방 데미지도 강력한 치명타/전투력등을 높여주는 아이템이 있다


대체로 많은 공격대에서 전사들에게 닥탱템은 강매되다시피 하지만 인기가 없고 (비슷한 맥락으로 힐러에게 닥힐템도 그러하다치명/전투력 관련 템들은 인기가 좋다하지만 탱킹을 위해서는 누군가는 닥탱템을 먹어야 하고이런 애로사항을 배려해주는 차원에서 메인탱커에게 탱킹용 장비를 '싸게밀어주는 경우가 많고또는 반대로 생각해서 인기가 높은 치명타/전투력/데미지 관련 아이템의 제 1호가 드랍되었을때 설령 닥탱템을 먹다가 포인트가 나락으로 떨어진 상태라고 하더라도 메인탱커에게 수고했다는 의미로 양보해주는 경우가 많다.


내가 위에서 메인탱커에게 한 요구는간단히 말해서 닥탱템이고 뎀딜템이고 '밀어주는 일'은 절대 안할 거니뭐를 먹고 싶든 간에 먹으려면 포인트로 먹어라라는 요구였다

전사를 무척이나 아낀다고 말한 입으로어찌 보면 참 잔인한 요구였을 수도 있다하지만 저 말은, 2-3주간 공대 운영의 기본적인 흐름을 파악한 뒤에 내가 판단한 바, '전술적인분야를 뺀 나머지 공대 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그건 바로'아이템 분배의 원칙'이었다


아이템 분배 방식으로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가장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고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A라는 방법을 택하면 B가 울고, B라는 방법을 택하면 A가 운다막공에는 막공 나름의 도덕율이 있고정규 공대에는 정규 공대 나름의 도덕율이 있다


만약 포인트가 높은 성기사가 치명 관련 장신구를 도적보다 먼저 먹었다고 치자난리난다개념이 어쩌네 저쩌네 하는 소리도 나온다보다 빠른 공략을 위해서 그런건 뎀딜 클래스에 양보해야 하는게 당연하지 않느냐는 말도 나온다그럼 성기사는 또 발끈한다그만큼 공대에 기여를 해서 포인트가 높은 건데도적들 다 먹기를 기다리면 또 그 사이에 신규 도적 들어올 거고그때 먹으면 말 안나올 것 같냐그때까지 레이드할지 안할지도 모르는 건데 그걸 왜 기다려야 하냐이 아이템 하나 때문에 누울 몹이 안눕고 안누울 몹이 눕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 기타 등등아이템 관련해서는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


공대장의 입장에서는 어느 쪽의 손도 쉽게 들어줄 수가 없다사실 공대 평균 DPS를 높이기 위해서 딜 관련 클래스가 저런 템을 먹으면 '좋긴하다하지만 레이드의 팀웍이라는 건 단지 아이템만으로 맞춰지지 않는다자신이 원해서필요해서,주어진 권리를 행사하여 아이템을 먹는 것을 '규칙'에 없는 기이한 원칙을 빌미삼아 양보를 강요한다면그 클래스혹은 그 플레이어가 느낄 박탈감은 어찌 할 것인가저런 강요를 받은 플레이어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공대에 대해서 거리감을 두고 바라보게 된다적당히 눈치 안 보고 먹을 템만 맞춘 뒤에는 다른 공대로 옮긴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인간적으로 무리한 일이 아니다. (물론 남은 사람들은 삿대질 하면서 욕한다


공대 규칙에 명시되지 않은당장의 효율을 고려한 임의적인 아이템 분배는 '규칙'을 중심으로 모인 공격대를 단숨에 논란에 빠뜨리게 하는 일이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기도 하다

해결책은, '모든 분배'는 규칙에 의거해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그리고 그 규칙에 전 공대원이 동의해야 하며신규자는 그 규칙에 동의한 상태로만 공대에 가입을 시켜야 한다

그럼 규칙을 어떻게 정해야 할까?

1. 아주 화끈하게, '모든 분배는 공대장이 알아서 합니다라는 가족적인 규칙도 가능하다
=> 이 경우는 매우 드문 예지만실제로 있기도 하다고 들었다그러나 이런 규칙이 성립되려면이 공대는 발생 자체부터 이미 단단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었어야 한다일종의 족벌체제 재벌그룹 같은 것이다하지만 대다수의 공대는 공개모집을 통해 만들어진이를 테면 건전한 의미의 주식회사와 같다
2. 
닥탱/닥힐템에 대한 우대나 할인 보조책을 명시하는 것이다
=> 제일 신중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한 가지 문제가 있다모든 클래스모든 입장을 다 포용하는 포인트제도라는 것은 굉장히 만들기가 어렵다때문에 문제점을 보완하고 불만을 다스리려면 규칙은 갈수록 점점 복잡해지기 마련이다법이 복잡하면 할수록 지키기가 어렵다마침내는 애초에 이 규칙이 어떤 이유로 만들어진 것인지조차 다들 잊어버린다.


당시나는 이미 '규칙'이 있고 그것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공격대를 물려받은 입장이었다만약 창설자였다면 규칙 설정에서부터 공격대의 성격을 규정할 수 있었겠으나처한 입장상 이미 있는 규칙 한도내에서 최소한의 변화만이 가능했다그 안에는메인탱커에 대한 아이템 우선권의 규칙은 없었다

메인탱커에 대한 아이템 밀어주기는 단시간내의 목적달성을 위해서라면 효율적일 수 있다하지만 이것은 '메인탱커'에게도그리고 공대 운영진에게도 양날의 칼이다

설령 닥탱템은 정상 입찰 시키고 (은근한 전사클래스내의 암묵적 밀어주기를 보조책으로 쓰면서), 무수한 공격대를 괴멸로 이끈 마검 아쉬칸디 (...) 같은 것을 메인탱커에게 밀어준다고 쳐도혹은 그 반대로 닥탱템에 대한 암묵적인 우선권을 인정하고 마구 밀어준다고 해도심지어 전술병기라고까지 칭해지는 우레폭풍을 위해 바람추적자 족쇄를 포인트 우선순위 무시하고 밀어준다고 해도후과는 반드시 남는다
.

첫째분배에 있어서 '특별한경우를 만들어버리면, '모든경우가 특별해진다.


물론 메인탱커의 위치특별하다그럼 메인탱커만 그런가힐러는핑계 없는 무덤 없다억울한 사연 없는 클래스 없다.한 가지 예외를 인정하면 곧 무수한 예외에 대한 검토요청서에 깔려죽는다그 예외들 중에 어떤건 옳고 어떤건 그르고가 중요한게 아니다. '한 사람'에게 예외를 인정함으로써곧 그것에 찬성한 모든 공대원은 마음속 깊이 '나의 예외'도 언젠가는 인정될 것이다라는 기대감을 품게 만든다는 것이 문제다언제든 아이템 문제가 불거져나올 요지를 만드는 것이다.여기에 '메인탱커'만 고생하냐 공대장도 고생한다운영진 다 쌔빠진다까지 나오기 시작하면 괴롭다. (...)

둘째. '한 사람'에게 모든 걸 걸어버리면그 사람이 없어지는 순간 공대는 와해된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휭휭 '메인탱커용 장비'로 감은 사람도어느 날인가는 갑자기 떠날 수 있다. 2대 공대장의 갑작스러운 탈퇴로 그건 뼈저리게 체험했다항상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그때만약 암묵적인 밀어주기로 '공대의 모든 방패역할을 한 사람이 독점했다면그 타격은 만만치 않다.

셋째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게 공짜다.
 
<
양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고별말씀을그동안 얼마나 고생하셨는데요자 우리 메인탱커님 박수~> 이러면서 아쉬칸디를 먹었다고 치자메인탱커 하다보면 열받는 일 많다그것 때문에 좀 싫은 소리 해본다. <정말 남는 거 하나 없이 레이드 준비하느라고 이렇게 고생했는데...> 바로 반발 날아올 수 있다. <메인탱커라고 아쉬 먹었잖아요그런건 싹 빼고 말하셈
?> 
무척 치졸해 보이는 다툼인데저것이 인간이다. (...) 잠깐 기분 좋은잠깐 효율 좋은 '밀어주기때문에 마치 월급 받고 뛴 직업 게이머처럼 의무를 요구당하고떠나는 걸음조차 편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나는 저 요구를 통해서 말하고 싶었다메인탱커를 맡게 되는 기간 동안게임내 물질적인 보상은 원하지 말라고탱킹이 재미있다면 탱킹용 템만 입찰하고탱킹은 어쩔 수 없이 맡은 거지만 뎀딜이 더 좋다면 뎀딜템만 입찰하라고그래서 만약 우리가 방숙 허약한 메인탱커를 갖게 된다면그 수준에 맞는 공대가 되면 그뿐이라고. (사실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더디게 가면 되지공대원들이 하도 불안해서 양보를 해준다면 그걸 내가 간섭할 일은 아니지만최소한 내가 나서서 양보를 중재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그러니 알아서 하라고대신만약 일이 잘 풀린다면 보이지 않는 보상을 얻게 될 거라고.최악의 경우라도공대에 빚진 마음 없이 떠날 수 있게 발뒤꿈치는 가볍게 해주겠다고 말이다

밀어주기 없습니다라는 냉혹한 말에 담긴 내 생각은 그런 것이었다단지 메인탱커에게만 요구한게 아니라나 자신 역시 마찬가지로 그럴 생각이기도 했다
.

메인탱커가 과연 이런 내 생각을 읽었는지는 알 수 없다어쩌면 '굉장히 냉정한 소리'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어쨌거나 한동안 심사숙고하는 듯 침묵한 뒤에그는 대답했다
.

그분알겠습니다
.

그뒤공대장 생활을 하면서 나는 내가 정한 저 원칙을 딱 세 번 어겼다.

첫번째는 메인탱커에게 밀어주기가 아니라 3파 전사를 위한 것이었는데검은날개 둥지 진입하면서 최소한 3명의 탱커에게는 보다 높은 탱킹능력이 요구되는 관계로 포인트상 우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닉시아 머리를 양보해줄 수 없겠느냐는 부탁을 한 적이 있다전사채널로부터 요구가 있었고검은날개 둥지 초반 공략시 전사클래스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던 점과당시 전사진이 막 물갈이가 되던 시점이라 해당 클래스 사기를 고려해서 한 선택이었지만 하고 나서도 내내 뒷맛이 씁쓸했다다행히 공대원들이 불만 없게 넘어가서 문제 없었지만, '공략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이런 예외가 버릇이 될까봐 '두번 다시 이런 경우는 없다'고 전사 채널에 단단히 못박아뒀다.

두번째와 세번째는 비슷한 경우다하나는 안퀴라스 사원 공략을 위해 녹색용 잡고 자연저항템을 메인탱커에게 밀어준 것이고쌍둥이 공략을 위해 흑마 탱커에게 암흑저항 관련 네파리안 퀘템을 밀어준 것이다암흑저항 템은 흑마 채널과의 협의로 내가 발의하여 집행했지만자연저항템을 메인탱커에게 밀어준건 공대원들이 먼저 제안해서 할 수 없이 받아들였다.메인탱커에게 자연저항템을 밀어주고 나서 제일 속상했다비록 탱킹 외에는 쓸모 없는 템이고 그야말로 '공략'을 위해서라는 명분이 가장 뚜렷한 것이긴 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나마 메인탱커를 공격대에 귀속시켜버렸다는애초의 원칙에 흠집이 난 사실 때문에.


이 세 번의 원칙 이탈 사례가 맘에 걸리기는 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약속은 메인탱커도 나도 마지막 날까지 비교적 잘 지킨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날보상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 황당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요구를 메인탱커가 어떻게 이해했는지는 잘 모르겠다하지만그는 그 이후로 자신의 아이템 입찰을 통해서 내 요구에 대한 대답을 했다.

마지막날까지 메인탱커가 공격대로부터 얻어간 아이템 목록

투지풀셋
격노풀셋
천공쐐기 원반
불굴의 목걸이
용혈단망토
불꽃꼬리 다리보호구
화산 심장부 경갑
무거운 검은무쇠 반지
바람추적자의 족쇄 (게돈)
결속의 반지

오닉시아의 머리
말라다스 - 검은용군단의 룬검
엘리멘티움 보루 방패
아킴타로스의 징벌의 반지
생명의 보석
스틸린의 방어 스카라베
네파리안의 머리
수액투성이 건틀릿
지휘의 퀴라지 팔보호구(강제입찰)


이 요구가 있던 날로부터 며칠 후 라그나로스는 가시쐐기 도끼를 뱉었다그 도끼는 다른 전사의 손에 쥐어졌다그리고 그후 몇달아쉬칸디 축복 공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네파리안은 무서운 속도로 우리 공대에 네 자루의 '마검아쉬칸디를 떨궜다그러나 그중 무엇도 메인탱커에게 쥐어지지는 않았다당시 부동의 전사계 포인트 1위였는데도. (......솔직히 이때쯤 되서는 나도 걱정했다. -_-a 저렇게까지 바란 건 아니었는데 내 말이 그리 무서웠나...;;)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제목을 달긴 했지만사실 이건 '지도층'이 아닌 '게이머'의 의무였다고 하는 편이 좋겠다청렴결백이라거나 우린 사심 한 점 없었다구를 자랑하기 위한 원칙이 아니다실체는 그보다 훨씬 냉정하다. (받아들인 메인탱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

나는, '공대장'이라는 롤을 맡은 이 역할이 언제든 재미없어지면 관둔다라는 의사를 저 원칙에 담은 것이다마찬가지로 메인탱커에게도 동일한 티켓을 준 셈이다받아들이는 측에서 그걸 납득 못했다면티켓은 찢어졌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이것으로 초기의 원칙 정리는 끝났다
이제 딱딱한 이야기를 넘어서공격대의 또 다른 인물들을 만나볼 차례다
.

재미있는 드라마에는 주인공이 혼자서만 설치지 않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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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hkmade 2011/10/17 12:51 # 답글

    우와 이글을 가지고 계셨군요. 전 WOW는 거의 안하지만 워낙 진산 작가의 팬이었던지라. 이시절. 공대이야기 읽는게 낙이었는데.. 머 지금은 좌백과 진산님의 책은 거의 기대안하고 있습니다. 넘사벽에 계신 작가님들인지라.. OTL
  • 박PD 2011/10/17 14:09 #

    가지고 있었다니보담 웹 아카이브랑, inven 게시판에 있는 걸 가져왔습니다.
    몇 년 안 된 자료인데 원본링크가 없어져서 다른 분들께 보여주지 못하는게 안타깝더군요.
  • 멍격변 2011/10/17 14:04 # 삭제 답글

    이야... 전 와우는 띄엄띄엄 하느라 공격대가 많이 편해지고 보편화되기 시작하던 시점에서 레이드를 즐겼었는데
    예전 시절이 떠오르게 하는 글이네요... 마치 글속으로 빨려들어가는것 같습니다.
  • 박PD 2011/10/17 14:09 #

    글발이 좋으신데다가 직접 경험한 내용이라 그런지 저도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d 2011/10/17 19:38 # 삭제 답글

    진산하고 좌백씨한테 걸리면 혼나실라고, ㅉㅉ
  • 박PD 2011/10/17 21:41 #

    연락이 오면 적당히 처리할테니 너무 걱정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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