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21일
저, 게임을 별로 안해가지고.
대충 살아가는 게임개발자님 블로그 와 안티러브님 블로그 에서 트랙백 합니다.
댓글로 대충 쓰긴 했는데,
부족하기도 하고 겸사겸사 생각나는 것도 있어서 정리해서 블로그에 써 봅니다.
제가 알던 팀에도 개발자가 꽤 많았는데,
팀원 개개인의 능력만 놓고보면 다들 진짜 괜찮은 분들이었습니다.
문제는 성실하시기도 했지만, 야심도 많은 분들이었달까... 해서,
예를 들자면, 메인 아트가 나왔을 때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던가
기획이나 프로그래밍 쪽에도 자신의 생각이나 기법이 발탁되지 못하면
이 때문에 상처를 입고 팀을 옮긴다던가,
다른 팀원들끼리 모여서 파워게임을 하는 바람에
그 분이 하던 작업이 다 취소되고 새로 오신 분은 또 처음부터 자신만의 작업을 만들려고 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팀의 우두머리가 팀의 방향을 정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서로의 협력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모여서 하는 프로젝트가 잘 굴러갈려면,
조직이 '머리'들만 모여있는 역삼각형 구조 대신
자신의 일에 대한 관심과 일에 대해 성실한 분들이 뒤에서 작업을 받쳐 주는
정삼각형 구조여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 분도 자기 게임의 장르는 잘 모르시더라도, 아트쪽에 대한 능력과 열정은 있으시겠지요.
혹은, 게임에 대한 관심은 없어도 건축이나 회화, 움직임, 무기, 카메라 워크 같은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이라도 많으실 수 있구요.
그리고 윤정님 말씀대로 마이크를 갑자기 들이대면 말이 잘 안 나오기도 합니다.
저도 '이소라의 프로포즈'때 이소라씨가 당시에 머리 묶고 있던 저에게 '락 하세요?' 물어 봤는데
아무 말도 안 나오더군요 ㅎㅎ 결국 편집되고 :)
약간 다른 얘기들을 좀 이것저것 하자면
게임에 대한 열정을 많은데, 너무 게임에 대한 열정만 많아서
하루 종일 게임만 하고, 회사에 와서도 타사 게임을 계속 하면서 자기 개발하지 않는 개발자보다는
게임은 잘 모르더라도 팀 내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해서
팀에 보탬이 되는 개발자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또 팀에서 버그가 생겨서 디버깅 할 때도
꼭 디버깅을 잘 하는 사람만 버그를 찾는게 아니라,
각각의 상황에 따라 DB 를 잘 하는 사람이 버그를 찾기도 하고
웹을 해 봤던 사람이나, 스크립트 언어를 해 봤던 사람,
또는 타사 게임이나 우리 게임에서 비슷한 컨텐츠를 해 봤던 사람들이
같이 의논할 때 버그를 금방 잡을 수 있더군요.
닥터 하우스도 자기랑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팀원으로 안 뽑죠.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리하자면,
기본적으로는 자신이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열정이 있는 개발자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그런 열정보다 실력이나 감각이 있는 개발자가 팀에 더 필요할 수도 있고
여러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야 조직의 체질이 건강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PS : 공각기동대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토그사라는 ㅎㅎ
# by | 2009/06/21 23:55 | 개발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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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자체보다 개발이 좋아서 게임회사에 계시는 분들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참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주죠. ㅎㅎ
일반론은 여기까지 적고, 가장 이상적인 팀이라면 매일매일 게임만 하는 사람 + 게임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 적당히 양쪽다 알지만 먹고 살아야 해서 하는 사람 이 섞여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ps. 너무 간만에 와서 뻘리플 달았다고 미워하진 말아주시길. -_-;;;; Dr. House에서 요즘 중요한 이야기는(이미 요즘이 아니지만) "약물 남용하지 말기"라서.... 예전처럼 "I know everything" 분위기가 없어서 슬퍼요.
그러고보면 우리 팀 나름 잘 섞여있는 건지도 몰라요 ㅎㅎ
매우 공감가는 말씀을 하셔서 용기내서 적어 봅니다.
너무 머리만 많아서 문제가 생기는 팀보다는 서로 맡은바 책임을 다하는 팀이
이상적이라 생각합니다..
비근한 예로 저희팀에 비슷한 분이 계셔서 지속적으로 게임에 대한 강요!?
를 하다가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해보니 그분의 열정이 게임의 컨텐츠는 아니지만 위 글에서 명기하신 자신의 특화된
팀에 도움이 되는 다른 관점의 열정을 가지시고 작업에 임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고는 크게 배운바 있습니다.
necris 님 덕분에 또 다른 사례를 하나 알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